러닝타임이 2시간 넘게 미룬 넷플릭스 동룩업.

공개하고 바로 봤어야 했다.왜 이제야 봤어?너무 재밌잖아.
사회나 현상에 대해 코미디로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류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를 결심하고 미국까지의 영화다.봉준호 감독과 안판석 pd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가진 자’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데 더해 미국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우월주의와 전직 대통령 등 인물까지 노골적으로 놀린다.영화를 보고 있으면 연상되는 특정 인물이 있는데 고소당하지 않을까? 역시 미국은 표현의 자유는 보장받는 것 같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부터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브랜쳇, 롭 모건, 조나 힐, 아리아나 그란데, 티머시 샬라메까지 엄청난 캐스팅부터 카메오까지 초화려하고 어벤져스 같은 장난꾸러기! 히어로물도 아니고 미국까지 가는 블랙코미디에 이처럼 많은 대배우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합류했다는 것에 조금 놀라기도 한다. 한국에서 연예인들이 정치색을 비추면 반대 지지자든 정권이든 난리가 나는 것과 비교하면 이런 부분은 분명 선진국이다.

아담 맥케이라는 감독의 영화인데, 찾아보면 인상 깊게 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빅쇼트’ 감독이다.또 하나의 믿을 만한 감독으로 거듭날 것 같다. 이런 영화는 사실 화려한 cg나 볼거리도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대사의 양은 많고 주제도 무늬가 있어 재미있게 만들기 힘들겠지만 두 영화 모두 1초의 지루할 틈도 없이 꼼꼼하고 흥미롭게 영화를 끝까지 끌고 간다.

돈 룩업은 천문학과 교수와 대학원생이 우연히 지구로 날아오고 있는 혜성을 발견하고 종말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영화다.스토리만 들어보면 [아마겟돈] 같은 영화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상황만 재난으로 설정하고 미국 고발색이 매우 짙은 블랙 코미디 장르의 영화다.화려한 cg로 표현된 리얼한 재해 현장을 기대했다면, 그 기대는 넣어 두기로.

이 영화는 재난 상황을 처음부터 바로 꺼내버린다. 재난을 해결하려는 과정 속에서 미국 사회 전반은 물론 전 세계의 우매한 대중에게 경종을 울리기 시작한다. 블랙코미디란 전혀 코미디답지 않은 상황을 웃음으로 포장하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영화를 다 보면 씁쓸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지구 종말이라는 그 어떤 것보다 우선순위인 이슈에 대해서도, 깨어난 리더처럼 연예인들의 스캔들에 더 관심을 갖고 중대한 문제 앞에서 다시 양쪽으로 분열하는 그들을 보면 한심하고 답답해 하면서도 생각해보면 나 또한 그들과 같은 one of them.영화 후반부 TV쇼에서 폭발하는 랜들 민디박스의 호통이 우리에게 보내는 감독의 가장 큰 메시지인 것 같다.

돈룩업은 우매한 대중은 물론 지구를 멸망시킬 혜성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이를 이용하려는 정치권에서 미디어, 기업의 이기적인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의 최고 수장인 대통령을 디스하거나 자극적인 정보에만 집중하는 매체, 그리고 멸망마저 돈으로 접근하는 다국적 기업까지.이 영화가 디스전을 벌이는 대상은 하나가 아니라 전부다.

초반에 언급했듯이 돈룩업에서는 특정인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호감이 가는 인물들도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 풍자하는 포인트가 사실이라면 좀 실망스럽네;

영화 곳곳에 볼 수 있는 장치에서 풍자가 횡행하는데 미국의 역사/정치/경제/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없다면 아마 소품 정도로 취급해서는 안 될 것 같다.(신경안정제를 먹는 것도 풍자였다고 하니 소름)
다시 한 번 이런 영화를 용기 있게 만든 감독, 제작진과 흔쾌히 출연해 캐릭터를 투영하며 멋진 연기를 보여준 대배우들에게 이중턱을 보낸다.
아! 마지막 반전도 놓치지 않을게.http://youtu.be/SL9aJcqrtn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