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미드필더는 NCIS였다. 중학교 1학년 때 이사할 때 집에 처음 케이블 채널이 생겼는데 우연히 채널을 돌려 폭스 채널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를 봤다.
이게 뭘하는건지 잘몰라서 봤지만 도저히 흥미진진하지 못했다. (14살 아이에게는 모든면에서 매우 신세계였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모두 CSI를 통해 과학수사를 접할 때 NCIS에서 과학수사를 배웠다고나 할까? (아직 CSI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모든 미드는 시작할 때 음악이 있지만 NCIS를 처음 보고 오랫동안 봐서 인트로 음악을 잊을 수 없다. 탕탕탕탕탕탕탕~ 푸슉슉 아는 사람만 알 것으로 믿는다)
내가 본 미드 역사도 소개할 겸 어떤 내용이었는지도 정리할 겸 추억의 드라마를 리뷰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NCIS 스포 주의
NCIS를 보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 theme song이자 인트로 음악을 가져왔다. 아직도 그 삐용삐용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설렌다.이 음악을 들으면서 보면 앞으로의 리뷰를 읽는데 더 울릴 것 같아
엔씨스는 장수하는 미국 드라마 중 하나이다. 올해 내 생일(2004.14)을 기점으로 시즌17에서 완결됐다. 내 주위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미국인이 특유의 유머 덕분에 많이 사랑하는 드라마다.
NCIS는 미 해군과 이들과 관련된 각종 범죄사건을 수사하는 드라마다. 그래서인지 등장인물의 배경 서사 때문인지 아프간과 테러에 대한 얘기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많은 작품을 경험한 결과 군대에 간 주인공이 있으면 아프가니스탄과 PTSD는 매번 나온다.미드의 많은 클리셰중 하나인것 같다.)
그런데 부검을 할 때 장기가 정말 리얼하다. 시즌이 지날수록 기술이 좋아져 리얼함이 더 커진다. 징그러운 것을 잘 보지 않는다면 손으로 살짝 가리거나 뒤로 가는 버튼을 누르자.
시즌제라서 스토리보다는 등장인물의 특징을 소개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핵심 등장인물을 잠시 내 입맛에 맞게 소개하려고 한다. 시즌 17까지 있었던 만큼 등장인물도 매우 많지만 내 기준에서 매력적이고 기억에 남는 캐릭터들만 얘기해 보자. 주관적 해석이오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스로 깁스(마크 해먼) 내 기준으로 콜린퍼스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멋진 중년 배우다. 물론 내가 NCIS 밖에서 마크 하먼을 접한 적은 없지만 그의 캐릭터인 제스로 깁스는 정말 멋진 아저씨다. 무뚝뚝하지만 의리 있고, 겉으로는 아닌 척하면서도 뒤로는 자신을 잘 생각하는 인물이다. 해병대 저격수 출신답게 총도 잘 쏘고 범인도 잘 잡는다. 과학수사 위주의 드라마지만 늘 중요한 단서나 범인을 잡아내는 카는 깁스의 직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륜과 실력이 돋보이는 수사계의 무림 느낌이다.
앤서니 디노조(마이 켈 웨더리)
깁스의 오른팔이며, 언제나 끈적끈적한 여성을 좋아하는(옛날에는 여성 편력 있는 사람으로 출연한다. 아주 아나크로니즘적이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긴 하겠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만나면 좀 싫을 것 같다.인물이다.왼쪽 움짤로 깁스에게 뒤통수를 맞는데 출연 내내 저렇게 맞는다. 하지만 가벼운 외모로 자신의 어두운 면을 감추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사실 작품 마지막까지 가슴 아플 때가 많다. NCIS 자체가 코미디 수사물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지만 그 수식어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캐릭터다. 시즌13을 끝으로 방송에서 하차했다. (나도 토니의 하차와 동시에 NCIS에서 탈주했다. 조역이 빠져 있으면 드라마의 특색이 너무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지바 다비드(코트 파블로) 시즌을 통틀어 핵심 여성 캐릭터가 3명 있다. 시즌2까지 나온 케이트(치바의 이복동생에게 맞아 죽는다. 가장 자연스러운 여주인공 트랜지션이 아닐까 생각한다. ), 치바, 그리고 비숍이다. 케이트와 치바는 남우주연인 토니와 라브라가 있었고 그것이 이야기의 핵심적인 밧줄 하나이지만 비숍의 경우 주연여자라기보다는 조연의 느낌이 강했다. 그전에 있던 치바의 캐릭터가 너무 강렬해서 그런가봐. 지바는 이스라엘 모사드의 요원으로 어려서부터 완벽한 스파이가 되기 위해 조기 교육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리고 조기교육은 성공했는데 그녀는 전략적으로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 시즌 4, 5쯤부터 토니와 샘을 탔는데 나중에 갑자기 둘이서 아이를 낳았어.
어쨌든 케이트가 죽고,치바가 히로인 롤에 들어갔을 때 하차한 사람도 꽤 있다. 케이트가 좀 더 클래식한 수사물의 여주인공인 데 비해 테러리스트 동생과 이스라엘 국적, 해외첩보기관 출신이라는 다양한 배경 때문에 지바라는 캐릭터는 좀 특이했기 때문인 것 같다. 캐릭터에 배경 서사를 가득 넣은 만큼 지바가 존재하는 시즌 동안 그의 이야기가 한 시즌을 관통하는 줄거리가 될 만큼 탄탄한 입지가 있다. 심지어 토니가 하차할 때에도 치바의 서사를 썼다.(토니는 치바보다 2시즌이나 늦게 하차했다.) 그만큼 매력이 있고, 전 시즌 내내 깁스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던 캐릭터다.
티모시 맥기(숀 머레이)
팀 내에서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앳된 역이다. 육체파의 다른 팀원들과 달리 컴퓨터를 다루는 일명 ‘너드 캐’다. 장난꾸러기 토니나 아버지에게 매번 당하는 인물이다. 시즌 4쯤 등장하지만 어리석은 신인 요원에서 나중에 훌륭한 선배가 되는 훌륭한 성장 캐릭터다. 도중에 아버지와 라브라가 있다.나는 두 사람이 잘 되길 바랬다. 그런데 딜라인이냐 딜라라인이냐 결혼했다(얘, 심지어 아버지와 딜라일러를 놓고 저울질을 하기도 했다. 정말 맘에 안들지만 그런거 빼고는 굽실굽실 닮아서 재밌어)
애비슛(폴리페릿) 컴퓨터 해킹부터 지문 확인까지 과학수사의 핵심이 되는 모든 것을 관장한다. 무서운 징이 묻은 옷, 검게 칠해진 손톱과 입술이 특징인 일명 고스족이다. 사실 아버지를 통해 고스풍을 자주 접하게 되었는데, 어려서 좀 두렵기도 했다. 무서운 의상과는 달리 매우 가냘프고 머리가 좋은 인물이다. 아버지의 또 다른 특징은 정말 큰 카페인 음료인 카프바우를 매일 마신다는 것이다. 멤버 모두에게 무뚝뚝한 깁스도 착한 아버지에게만은 애정을 드러낸다. 커피를 사고 아버지가 좋아하는 카프바우를 대용량으로 사주고 볼에 뽀뽀를 하는 등 가벼운 애정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작품 속 삭막한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지미 팔머(브라이언 디첸) & 도널드 멜라드 씨가 둘은 NCIS 법의학자다. 말라드가 주로 메인 해부를 하고 파르마는 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팔머가 조금 소란스러운 성격이라면 마라드는 중후하면서도 어린 팀원(특히 아버지)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젊은이들의 문화를 잘 받아들이는 편이다. 팔머의 발랄함과 말라드의 신사다운 개그 조합이 아주 좋다.
쓰다보니 내가 좋아했던 치바의 소개가 제일 길더라. 그만큼 내가 가장 좋아하고 멋있다고 생각한 인물이었다.
등장인물 이외에도 나는 이 드라마의 장면간 트랜지션을 좋아한다. 효과음이 나고 컬러 장면이 흑백으로 전환되지만 그렇게 간단한 트랜지션이 오히려 맥을 끊어주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묘한 효과가 있다. 효과음이 꽤 빠르지만 여운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선 이 드라마는 나의 미국 입문서이기도 하고, 해군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 독특한 포인트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 해군의 아메리카 뽕과 해군의 뽕이 격렬하게 나타나는데 캐릭터들의 궁합이 잘 맞고 스토리가 상당히 유기적이어서 부담없이 볼 수 있다.
시즌이 긴 작품을 찾고 전문성과 유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드라마를 원한다면 NCIS를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아는 한 넷플릭스에는 일부 시즌밖에 없을 것이다. 다른 사이트나 폭스채널 등을 통해 보는 것이 좋다.+ 아마존 프라임 가면 있다. 근데 영어 자막밖에 없을 거야^^
REVIEW NCIS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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