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그간의 마음고생+70년대 톱가수 과거 리즈담배 ‘여고시절’ 이수미 폐암 근황, 늙은 남편 ‘대천해수욕장 자해사건’과 ‘대마사건’의

지난 70년대 초반 김추자·천미조와 함께 ‘트로이카 시대’를 연 ‘여고시대’의 가수 이수미가 폐암으로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16일 측근들에 따르면 이수미는 지난해 12월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현재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1971년 ‘후회지만’으로 데뷔한 이수미는 1972년 발표한 ‘여고시대’가 당대 히트곡이 되면서 톱스타가 됐다. 허스키하고 호소력 있는 특유의 음색으로 인기를 얻어 당시 신인가수상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MBC 베스트10 가수상, TBC 베스트7 가수상을 받았다. 그 후에도 「내 곁에 있어 줘」 「방울새」 「사랑의 의지」 「두고 온 고향」 「오로지」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그동안 수행했던 대한가수협회 감사도 건강 악화로 올해 1월 사퇴했다. 특히 이수미는 입원 전까지 신곡을 녹음하며 노래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금년 5월에 음원 사이트에 발표된 안성연 작사, 이동훈 작곡, 최충호 편곡의 「별이 빛나는 이 밤에」다. 미디엄 템포의 팝 발라드인 이 곡에는 이수미의 목소리가 절실히 담겨 있다.

그동안 수행했던 대한가수협회 감사도 건강 악화로 올해 1월 사퇴했다. 동생 이기욱씨는 연합뉴스에 가수 권리 제고에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수미는 1952년 1월 25일 영암군에서 출생해 69세이다. 1973년 여름 각 언론사 지면에는 가수 이수미, 대천해수욕장 면도칼 자해사건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려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다. 연예활동에 염증을 느낀 그가 처지를 비관해 면도칼로 자신의 배를 자해했다는 섬뜩한 내용이었다.

이수미는 그때를 회고한다. 지방 공연이 끝나고 이틀 동안 휴가를 얻어 동료 가수들과 대천 해수욕장에서 쉬고 있었어요. 저녁에 혼자 해변을 거닐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가 나와서 순식간에 제 배를 찔렀습니다. 당시 상황도 없고, 또 나를 해칠 만한 사람도 생각나지 않아 내가 했다며 거짓 자백을 했죠.

그러나 스스로 자해한 것으로 종결된 이 사건은 자해가 아니라 모 방송사 유명 DJ의 소행이라는 소문으로 바뀌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문제가 불거지자 가수협회에서 그를 제명했다. 생사를 넘나들 정도로 큰 상처, 그리고 이수미에게 여성으로서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진 피해자였으나 자해범으로 몰리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이수미에게 불행은 혼자가 아니었다. 1년여 제재에서 풀려 노래 내 곁에 있어줘로 보기 좋게 재기했지만 1976년 연예인 대마초 사건에 다시 연루돼 7년간 활동이 금지된 것이다.

제 생일이었어요. 집에 놀러온 동료 연예인들이 마리화나를 꺼내서 피우는 거예요 다들 그러니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마리화나를 피운 연예인들과 친하게 지내다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분하고 너무 고생했습니다. 그 덕에 담배도 배우고..”

결국 이수미는 낮에는 한 화장품 회사의 홍보사원으로 백화점에 근무하다가 해가 지면 밤무대에 올라가 생계를 꾸려야 했다. 내 탓이 아니라 남 때문에 그런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지만 가족만을 생각하고 버텼다.

이후 끊임없이 재기를 꿈꿨지만 5공화국 시절 사회정화추진위원회의 징계로 또다시 눈물을 삼키는 등 번번이 좌절됐다. 결국 이수미는 스스로 외부와 단절하고 신앙생활에 전념했다.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여러 소문이 돌기도 했어요. 84년인가 오랜만에 생방송에 출연했는데 감정이 복받쳐 5분 동안 눈물만 흘리면서 입밖에 내지 못했어요. 그랬더니 “이수미가 목 수술을 해서 노래를 하나도 못한다.” “실어증에 걸렸다.”라는 소문이 돌았어요. 안타깝게 책을 한 권 써도 모자라요.

어느 날 오랜만에 친한 동료 가수를 만났더니 어, 청량리병원에 있다던데 어떻게 나왔어? 너를 돕는다기에 기부까지 모아서 내놓았는데…그런 말을 하더군.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친한 가수 한 명이 그를 돕기 위해 성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밟히기 시작하면 끝이 없었어요. 혼자의 삶이 이렇게 황폐화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겼어요. 신앙의 힘이 없었다면 정말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이수미에게 새로운 삶이 다가온 것은 97년이었다. 재기를 위해 작은 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에 전념하다 지금의 남편 배제동씨(나이 70세직업의료기 사업)를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이다. 후배의 소개로 만난 배 씨를 천사의 남편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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