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시안미술관 현대관의 시원한 공기를 맡으며 이 글을 써 나간다.
인생을 살다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이를 즐길 것인가, 그저 스트레스로 그대로 받아들이느냐는 내 선택이다.

화산산 입구의 화산은 중국 우악 중 하나인 이름하여 아름다운 화산, 불화가 아니라 영화처럼 아름다운 바위산이다.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갔던 화산 올까 말까 망설이다가 막상 가니까 외국인이라서절대 진입 불가래
서안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왔는데 이럴 수 없다며 어떻게든 수를 내봤지만.. “게다가 너뿐만 아니라 같은 뿌리의 홍콩인도 대만인도 들어갈 수 없다”는 경찰 아버지의 말에 얼른 포기했다.
500위안에 하루치 신분증을 빌려주겠다는 중국인 여행사 아저씨의 제안도 마음에 들었지만 화산과 나 사이의 운명을 거스르는 것 같아 정중히 거절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다시 시안북역에 오면 11시 30분 실망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빨리 움직이면 어떡해

덕분에 DIRTY MIND CAFE에서 DIRTY LATTE를 다 마시고


덕분에 엄청난 싸이즈의 SAGA 쇼핑몰도 구경했던

덕분에 낮의 대안탑도 즐길 수 있었다. 역시 야경이 최고긴 하지
고백하자면 완벽주의자인 나는 어떤 여행이든 지금까지 완벽한 여행을 위해 완벽한 계획을 세웠고 현재를 살지 못하고 스마트폰 속에서 미래를 찾아다녔다.
남은 시간에서의 하루는 계획없이 퍼지는 대로 지금을 살아볼 생각이다.
가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은 나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