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랜만에 카페에 다녀왔어요.밖에 나간게 얼마만인지… 요즘 날씨가 계속 안 좋아서 거의 집에 있었거든요.집에서 다른 일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그림만 그리며 살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서인지 손도 끈적끈적해지고 그림 그리는 데도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그래서 오랜만에 나온 겁니다. 날씨가 흐려도 비가 크게 내리지 않는 날씨였어요. 이른 아침이라 사람도 많지 않았어요.그래도 우산을 쓰고 카페에 갔는데 제가 첫 손님이었습니다. 요즘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될 것 같아서 오늘은 밀크티를 한 잔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어요.비가 내리는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손님이 저밖에 없어서인지 카페가 무더웠습니다. 카페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저는 러닝머신을 30분 달린 것처럼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휴지 꺼내서 닦고 또 닦고… 한동안 더위는 식지 않았어요.어느 정도 지나면 그 온도에 적응할 줄 알았는데 30분 넘게 더위에 시달려야 했어요.부채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데 부채를 사용할 때는 시원한데 금방 또 더위를 느꼈어요.음료의 얼음도 금세 녹아갔습니다.
잠시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역시 카페에서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그림 그릴 때 버릇 때문에 허리가 너무 아팠어요.그림을 그릴 때 허리를 똑바로 세워야 하는 습관 때문인지 부드러운 소파에 앉았는데도 등을 기대지 않은 채 그림을 그렸습니다.어릴 적 습관이라 쉽게 고쳐지지 않네요.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창밖을 보았는데 비는 오지 않고 햇빛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어요.일기예보가 정말 다르다고… 그리고 잠시 그림을 그리다가 집중도가 낮아질 무렵 왠지 모르게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았어요. 밖에는 비도 별로 내리지 않았습니다.생각보다 일찍 집에 가는 길에 하늘을 봤는데 먹구름이 가득해보였어요. 바로 옆에 보이는 밝은 구름과는 명도 차이가 심하게 나타났습니다.곧 폭우가 내릴 거라고 생각했어요.그래도 비가 많이 오기 전에 집에 잘 도착해서 옷도 거의 젖지 않았어요. 얼마 전 신발까지 젖은 경험이 있어서 비오는 날에 외출하는 것이 불안했지만 무사히 귀가를 마쳤습니다.그리고 또 그림을… 역시 저는 그냥 그림에 미친 것 같아요.
이번에 그리기 시작한 연필 초상화의 주인공은 미드 NCIS에 나오는 배우 마크 하먼입니다.미드 처음 접한 게 NCIS고 나온 시즌은 다 봤네요. 새벽에 그림을 그리면서 TV를 켜두면 연속으로 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한꺼번에 다 보곤 했어요. 제시간에 본 적은 없네요.시즌이 끝나면서 등장인물이 바뀌어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항상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보게 되는 그런 인물이 달라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주로 수사물을 좋아하는 편인데 뭔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존재한다는 게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지금은 TV를 켜놓을 날이 거의 없어서 어떤 게 방영될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수사물이라면 다 본 것 같아요.무엇보다 등장인물의 관계에서 특정한 어떤 인물에게 자신을 투영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깁스라는 역할로 나온 마크 하먼이었습니다. 한 팀을 이끄는 똑바른 리더 느낌이 드는 인물입니다.부하들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은 리더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어떻게 그들을 이끌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는 거죠. 다만 겉으로 보이는 것은 츤데레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지켜보면 그 행동이나 말에 대해 이해하게 됩니다.이런 깁스라는 인물을 보면서 제가 만약 누군가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면 저 사람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가 보고 싶은 면만 보고 그런 거겠죠.다른 사람들은 또 다르게 느꼈을 수도 있어요.


연필 초상화–미드 NCIS 깁스 역으로 나온 배우 마크 하먼 형태 연습 우선 전체적으로 정착해서 형태를 잡아보겠습니다. 해상도가 좋지 않은 이미지이기 때문에 출력된 것도 보고 그리기 어렵네요. 이러다가는 잘 안 보이는 이미지만 그릴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핸드폰으로 보면 출력된 것보다는 잘 보이는 편이에요. 모양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알아차릴 수는 있겠네요.이 그림의 문제점이라고 하면 몸체와 두상의 상반된 명암입니다. 상의와 안에 입은 옷도 진해서 헷갈리는 상황이에요. 이럴 때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믿을 수밖에 없죠.모양을 잡는 과정에서 불분명한 것을 그릴 때는 처음에 제대로 모양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격자를 사용한다고 해도 한계점이 존재하겠죠. 끝없이 다듬어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명암을 붙이는 것도 불분명한 형태를 확인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됩니다. 어둠이 차지하는 면적이나 농담의 정도에 따라 형태를 조금이라도 해석할 수 있을 테니까요.지금까지는 단단한 심지를 가진 연필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가볍게 그려야 지우개를 사용했을 때 지워지지 않는 부분이 적을 테니까요. 눈대중 형태는 언제든지 고쳐야 하거든요.물론 단순히 명암만 넣었다고 해서 잡히지 않았던 형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관찰, 관찰… 얼마나 원본 이미지를 관찰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얼마나 깊이 관찰할지… 생각보다 어려워요.보는 눈은 어느 순간 갑자기 뜨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에 대한 경험이 많아야 그것을 바라볼 수 있는 눈도 뜨는 거죠.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이로 인해 그림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연필 초상화–미드 NCIS 깁스 역으로 나온 배우 마크 하먼의 찰필 작업/인상 작업처럼 그림상에서 얼굴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면 찰필 작업도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붓으로 살짝 하고 그 위에 연필 작업을 하면서 작업을 했어요. 상황에맞춰서작업을해야하죠?아주작은찹쌀이나면봉이있으면그걸이용하셔도되겠죠. 얼굴이 크게 나오는 그림에서는 손가락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스칠 정도로 제 손가락이 작지 않아서…(대부분 갈퀴입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것이 손가락입니다. 연습이 충분하다면 가장 좋은 도구가 될 것입니다.
얼굴 디테일을 잡으면서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핸드폰으로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그릴 수밖에 없습니다. 출력된 이미지로는 보고 그릴 수 있는 데 한계가 있거든요. 왼쪽 그림은 출력된 이미지를 보고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관찰하여 그려간 것입니다. 하지만 핸드폰을 보고 그린 오른쪽 그림보다는 디테일이 부족합니다. 어쩔 수 없네요. 그게 한계니까요.매번 해상도가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싶은 이미지가 해상도가 굉장히 낮을 수 있거든요. 이미지는 마음에 드는데 해상도가 나쁘면 포기하거나 걸려 보겠죠.저는 덤비는 경우가 많아요. 도전은 돈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도전에 실패해도 흑역사 그림이 몇 점 더 나오고… 그건 아무도 모르게 책상 뒤쪽에 단단히 숨겨두면 돼요.그래서 점점 그런 종류를 그리다 보면 그래도 꽤 경험이 쌓입니다.한번포기하면다음에는포기가더쉽기때문입니다. 반대로 한번 이겨내면 다음에도 이겨낼 수 있어요.
나이 든 남자를 그릴 때는 피부를 부드럽게 그리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필로 처리할 때 마냥 매끄럽게 그리지는 않아요. 그림만의 느낌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연필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연필 라인의 무서움을 느끼며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