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시청률에 대해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재미없는 프로그램이 아닌데 왜 이렇게 화제성이 없나 싶다. jTBC 주말 예능 ‘쇼다운’이 그렇습니다jtbc로서는 나름 야심차게 기획한 서바이벌 예능일텐데요! 그리고 프로그램 구성이나 섭외된 댄스 크루 레벨, 저지(이우성, 박재범, 제이블랙+허니제이) 인지도 보시면 주목되는 콘텐츠인데요! 게다가 지난해 가장 핫한 예능 콘텐츠가 수우파(스트리트우먼 파이터)였는데 왜 ‘쇼다운’은 인기가 없을까요. 주말 골든타임인 금요일 밤 편성인데도 시청률이 1%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게다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어제 방송은 0.8%였다고 한다. 이 정도면 대실패 수준)
개인적으로 브레이크 댄스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 리뷰를 하지 않았는데요. 주류가 될 때까지 래퍼, 댄서, 비보이 등 좋아하는 것(=춤추는 것)을 직업적으로 하는 것이 힘든 분야가 있습니다. 비보이들도 비보잉을 하기 위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또 경제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투잡을 하면서 언더그라운드, 그들만의 세계에서만 존재해온 댄서들이 아쉬워서 본 대로 느낀 대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갬블러클루, 리버스크루, 소울밴즈, 원웨이크루

이모우션 쿠 루, 진 농담이네, 퓨전 MC, 플로우 엑셀
일단 4회까지 방송된 현 시점에서 최초의 탈락 크루가 발생했습니다. “이모우션 크루”는 원래 팀으로 활동하던 크루가 아니라 이번 방송 때문에 솔로 댄서 중 갑자기 결성된 프로젝트 팀!당연히 길게 호흡을 맞추던 다른 팀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머드 달의 투지와 신인으로 확실하게 관찰한 장면에 깜짝 기술, 누에의 유쾌하고 밝은 에너지, 스팟크과 에드워드·엘릿크의 춤에 대한 열정 등 이모우션 크루의 멤버들이 쇼 다운에 참가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브레이크 댄스]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스트리트 댄스에서 힙합 비트에 맞추어 추는 춤. B-boying, Breaking.BattleOfTheYear(BOTY독일), FreesyleSession(미국), R-16KOREA(한국), UKB-boyChampionship, 영국), RedBullBCOne(세계)등의 대회가 유명한 출처:네이버 시사 상식 사전 브레이크 댄스에 관심도 없고 지식도 전혀 없던 나도 쇼 다운 보면서…최고 록, 파워 무브, 다운 록, 프리즈, 플레어, 원 핸드 팝, 토마스, 헤드 스핀, 윈드밀, 백스핀 에어 애기 에어 트랙 등의 브레이크 댄싱 기술을 하나씩 배우고 있습니다. 고난도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스틸+슬로 편집에서 입체적으로 보이고 자막으로 설명하다 보니 의외로 뇌형 인간도 새로운 것을 알아 가는 맛으로 잘 보게 됩니다.
우선”브레이크 댄스”이 아시아 경기 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사실. 예술과 스포츠의 경계선에서 애매하게 위치한 댄스 장르가 있지만, 나는 브레이크 댄스를 스포츠 종목으로 보는 시각을 지지합니다. 저만한 몸을 쓴 장르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e-스포츠, 바둑, 체스도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 받고 있는데···)조만간 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한국의 B-boy들의 실력이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는데 이를 대중적으로 조명한 것은 “쇼 다운”가 처음인 것 같다.
각 크루마다 특색이 있습니다. 한 팀은 기술적으로 독보적인 레전드 멤버를 보유하고 있고 어느 팀은 팀워크가 장난 아니라 한 팀은 개성과 정통성에서 고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어느 팀은 이전에 보지 못한 신선함을 가지고 있고 유쾌한 분위기가 있고 그래서 서바이벌에서 매 경기 냉정하게 승패가 결정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기고 지거나 관계 없이 순간적으로 인상적인 장면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토너먼트에서 열린 제1라운드”에이스 대결”은 각 팀에서 기술적으로 누가 가장 우수한 것인가, 누가 유명한 댄서인지를 소개하는 좋은 전주 부분이었습니다. 쇼리 포스(원 웨이 크루)vs레온(퓨전 MC, 브레이크 댄스 국가 대표)윙( 진 조 크루)vs머드 문(이모우션 크루)루(서울 번즈)vs폰 텐(플로 엑셀)나ー리왕(리버스 크루)vs길(갬블러 크루)이 1:1배틀을 펼치며 2,5:5싸움까지 벌인 결과 1위는 플로 엑셀이 차지했습니다. (1등 혜택 탈락 면제권 vs천만원 상금 가운데 플로 엑셀은 탈락 면제권을 선택)그런데 1라운드에서 가장 화제였던 것은 레전드 네무도 비보이”윙”을 상대로 언더 도그”매드 문”이 보이고 준 패기 넘치는 무대였어요 이건 영상으로 직접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하의 링크를 합니다.


에이스 배틀에서 가장 센세이셔널한 모습을 보인 매드문(이모션 크루), 얼굴과 몸이 완전히 반전 매력인 쇼리포스(원웨이 크루)
서바이벌에서는 “도전자”의 포지션이 확실히 유리합니다. 사람들은 약자를 더 많이 응원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1라운드의 진짜 승자는 화제성을 잡은 매드문(이모션 크루)이었죠. 저는 원웨이크루쇼리포스가 원픽입니다. 순정한 얼굴에 완전한 반전체, 비보잉 실력이 언밸런스한 매력이 있어서 멤버들과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팀으로서는 리버스 크루와 진조클루의 느낌이 좋습니다. 객관적인 이력으로 볼 때 거의 우승 후보와 다를 바 없는 진조 크루는 초반부터 고전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개인적으로 2라운드 K콘텐츠 퍼포먼스 대결에서 진조 크루가 보여준 무대가 과연 ‘탈락 배틀’까지 갈 정도였나 싶습니다. 하지만 룰이 1:1 승부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이후 탈락 배틀에 임해 보여준 모습도 저는 진조 크루가 가장 좋았습니다. 동작이 독특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순간들이 많더라고요.
재밌는 게 크루 투표와 관객 투표가 상반된 결과로 나올 때가 많아요. 아무래도 비보이들은 빠르게 구사하는 기술을 알아보기 때문에 그런 테크니컬한 부분에 점수를 많이 줄 것이고 대중 정서를 대변하는 관객들은 디테일한 기술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에너지나 분위기를 보고 투표를 합니다. 어쩌면 이번 ‘쇼다운’에 참여한 비보이들이 ‘브레이크 댄스의 대중화’라는 부분을 고민하며 서바이벌을 진행하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이미 실력이 공인된 비보이는 쇼다운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이력과 명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생각할 텐데. 방송은 그와는 별개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방송은 편집된 장면 속에서 단편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라 사실상 그 안에서 어필하는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이 더 중요하거든요.
방송 회차가 거듭될수록 아마 초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화려한 기술’은 점점 임팩트가 약해질 것입니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수파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캐릭터이자 멤버들 간의 스토리텔링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은 승패에 관계없이 의외의 장면(대부분 인간적이고 개성적인 모습)에 빠져 자신들의 원픽을 결정하고 팬들의 마음이 모이면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
방송은 비보이 여러분들이 활동하던 오로지 실력만 보여주면 됐던 그 무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그래서 꼭 이겨야겠다, 이런 생각을 버리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 집중해서 멤버들과의 팀워크, 라이벌에 대한 리스펙트, 브레이크 댄싱 장면 전체를 고민하는 대승적인 생각, 그런 것들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승부에서 지더라도 그동안 쌓은 명예와 이력이 절대 없어지지 않으니까 ‘그건 그렇고 이건 처음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좀 더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징조크루에게 하고 싶은 말^^)



동료들의 퍼포먼스에 아낌없이 리액션해주는 유쾌한 참가자들:카이코(이모션 크루), 누들(갬블러 크루), 페이머스(원웨이 크루). 이런 사람들에게 시선이 가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진검 모드를 제외하고는 이로써 최다 방송 분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페이머스는 어떻게 40대에 저런 순수한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ww^^
‘쇼다운’을 아직 못 보신 분들께 소개해드리고 싶은 무대는 이모션 크루의 ‘상어가족 Baby Shark’ 무대입니다. 터프한 춤이 이렇게 순수한 동요에도 어울린다는 것, 정말 기발했거든요. 기분이 다운될 때 이 영상을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래 링크 하겠습니다.
제가 ‘쇼미더머니’ 전 시즌 내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무대가 EK의 ‘GODGOD GOD’였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클릭!) 힙합 댄스 크루 친구들이 함께해 그들만의 것으로 색다른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쇼다운’에 출연한 크루들도 이렇게 완성도 높은 무대를 하나하나 만들어 보여준다, 생각하면서 도전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요.
다음 5회부터는 3라운드가 펼쳐집니다. ‘장르융합 퍼포먼스’라고 하는데 국악에 클래식에 다른 댄스 장르, 태권도까지… 예고편만 봐도 덜덜 떨려요. 주객이 전도되지 않는 한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게…. 왜 프로그램이 안 나오는지, 수우파에는 있는데 쇼다운에는 없는 게 뭘까요?

K-콘텐츠 퍼포먼스 스페셜 저지에서 ‘쇼다운’을 발견한 ‘허니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