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정부가 코로나19 대응으로 간호사 자격을 갖추지 못한 소방대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역시 코로나19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구급구조사와 운전대원들이 미처 치료를 받지 못하자 소방노조는 차별이라며 강력 항의하고 나섰다. 정부는 특수업무수당의 형평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업무별 수당=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인사혁신처는 코로나19 등 국가적 재난 인력에 대한 합리적 보상을 위해 특수업무수당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해당 규정에 따라 1급 감염병 의료업무수당이 신설됐다. 의사 간호사 등 면허를 가진 의료인 및 간호조무사 자격증 중 코로나19 대응 인원은 지난해 월 5만원, 올해 월 10만원의 특수업무수당을 추가로 받는다. 문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1급 구급구조사 등 구급대원들은 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특히 1급 응급구조사의 경우 구급차량에서 간호사와 같은 업무를 한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방서 내에서는 간호사 면허 소지자만 특수업무수당을 받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간호사 면허 소지자는 전체 구급대원 1만2759명 가운데 3476명이다. 27% 정도의 간호사 자격증을 가진 구급대원만 특수업무수당을 받게 된다.
구급대원들 사이에서는 사기가 떨어진다고 실토하고 있다. 한 구급대원은 같이 고생하는 동료인데 누구에겐 주고 누구에겐 안 주는 상황이 불편해졌다며 처음 규정이 생겼을 때 소방청이 확인하고 체크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소방본부에서는 사기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간호사 자격증을 가진 구급대원들도 특수업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사태가 빚어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관련법에서 의료인에게만 수당을 지급하도록 해 특정 시도 소방본부에서는 수당을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며 “모든 대원이 받아야 할 수당을 오히려 지급하지 않고 있어 동료들이 ‘패닉’에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인사혁신처 수당 형평성 검토 소방노조는 소방청에 공문 발송과 항의 방문 등을 하며 문제를 지적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 고진영 사무총장은 소방공무원이 현장에서 힘든 일을 하는데도 업무에 대한 인식이 떨어져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응급상황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구급대원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일부 특수업무수당을 신설하고 소방공무원을 위한 수당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1급 감염병 의료업무수당과 함께 비상근무수당(월 8만원)을 만들어 소방공무원들에게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1급 감염병 의료업무 수당이 의료업무 수당 체계 가운데 정해진 것이므로 수당 도입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응급구조사와 간호사 사이의 수당 형평성을 고려해 몇 가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