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인 “트로트로 넘어가 국악 말할 자격이 있냐고요? 당연” [인터뷰]

송가인, 국악교육 축소 우려 거듭 표명 “아이들은 음악수업을 좋아하는데…”말도 안 된다” “15년 국악인으로 살아 의견을 낼 자격이 있다”

가수 송가인 / 사진 = 포켓돌 스튜디오 제공

트로트 가수 송가인이 개정 초·중·고교 교육 과정에서 국악이 축소될 수 있다는 국악계의 의견에 동조하며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거듭 화를 냈다.

송가인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켓돌 스튜디오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악을 했으니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제가 나서지 않을 이유도 없고 충분히 얘기할 입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SNS를 통해 초·중·고교 개정 교육 과정에서 국악이 축소될 수 있다는 국악계의 목소리를 전한 바 있다. 교육부가 공개한 ‘2022년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에 따르면 교육목표를 뜻하는 성취기준 항목에서 국악이 제외되고 필수가 아닌 ‘성취기준 해설’로 통합돼 국악계가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송가인은 “제가 나서야 할 것 같아 목소리를 높여 내는 것”이라며 “저는 트로트를 하기 전에 국악인으로 15년 넘게 인생을 살아왔다. 국악이 바탕이 되고 기초가 탄탄해졌기 때문에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영향력 있는 사람이 나와야 이슈가 되고 더 나아지는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초등학생들이 출연한 것을 언급했다. 당시 방송에서 한 여학생은 가장 좋아하는 과목으로 음악을 꼽으며 “노래를 부르고 소고를 칠 때 시원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송가인은 “그 아이가 ‘강강수월래’를 부르는데 흥이 나서 너무 신나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저렇게 좋아하는데 없애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국악 강사로 일하고 있는 주변 선후배들이 수업 중 이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들이 “그럼 한국사도 없어지냐”, “국악이 없어지면 우리는 무엇을 배우느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국악인으로서 오랜 시간을 살아왔고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면서도 국악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국악 공연이나 국악 장르의 무대도 꾸준히 선보여온 송가인이기에 그의 소신 발언은 ‘개념 행동’으로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 트로트 가수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그를 향해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이에 송가인은 자신의 음악적 뿌리가 ‘국악’임을 강조했다. 그는 사실 그런 (부정적인 시선을) 걱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트로트로 옮긴 사람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느냐”, “자격이 있느냐”는 댓글이 달렸다. 그런 말 자체가 웃겨. 나는 국악을 한 사람이다. 국악과 관계가 없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세례굿 국가무형문화재 어머니와 아쟁 연주자인 친오빠 꽹과리를 공부한 올케 등을 언급하며 자신이 ‘국악인 가족’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송가인은 나는 당연히 말할 수 있는 입장이다. 안 좋은 댓글을 다는 분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좋은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더 많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현재 송가인은 한복 홍보대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한복 홍보대사는 내가 부탁한 것이라며 실제로 한복을 가장 많이 입는 것 같다. 또 전통적인 일을 했기 때문에 더 잘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한국문화재재단 홍보대사도 맡고 있다. 국악을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 많은 분들에게 홍보되고 모두가 국악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이보다 더 자랑스러운 일이 있을까 싶다.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악계는 15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악교육의 미래를 위한 전국악인문화제를 연다. 이 자리에는 송가인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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