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사람들은 갑상선암 수술을 한 뒤 미역은 입에 대지 않아요.”
갑상선암 치료를 받으러 내원하셔서 시술 침대에 누워있던 환자분이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갑상선암으로 전절제 수술을 해서 갑상선에 안 좋은 건 먹어야지 미역이나 다시마, 김 같은 해조류는 안 먹는 분들이 있다는데 정말 갑상선암 환자들은 해조류를 먹으면 안 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아니, 한국의 아침밥상에서 김과 미역국을 빼면 뭘 먹어요?” 골고루 드세요.” 라고 했는데 뭔가 허전한 느낌이에요. 갑상선암 환자 입장에서는 식탁에 올라오는 반찬 하나하나가 궁금해서 질문하셨겠지만 시술 중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아서 오늘 글로 대신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출처;국가암정보센터(https://www.cancer.go.kr/lay1/program/S1T211C212/cancer/list.do) 아마도 갑상선암 환자는 해조류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오해의 시작은 방사성 요오드 치료일 것으로 보입니다. 위 내용은 국가암정보센터의 갑상선암 설명 부분에 나와 있는 내용으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치료 2주 전부터 저요오드식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요오드 음식은 요오드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인데 이때 대표적으로 포함된 것이 미역, 다시마, 김 등의 해조류입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 때 꼭 필요한 물질로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입니다. 요오드를 섭취하면 침샘, 눈물샘, 유방, 태반 같은 곳에서도 소량 흡수되지만 섭취한 요오드의 대부분은 갑상선에서 흡수됩니다. 만약 갑상선암으로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라면, 만약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갑상선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실시합니다. 요오드를 섭취했을 때 갑상선은 제거되었지만 갑상선암 조직이 남아 있으면 그 부분에 집중적으로 요오드가 흡수될 것입니다. 따라서 방사선을 내뿜는 방사성 요오드를 투약하여 만약을 위해 갑상선암 조직에 방사성 요오드를 흡수시키고, 그로부터 방사되어 나오는 방사선의 힘으로 남아있는 갑상선암 조직을 제거하려는 것이 방사성 요오드 치료입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시 정상적인 요오드가 체내에 있으면 방사성 요오드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체내에 남아있는 요오드가 없도록 하기 위해 저요오드를 시행합니다. 병원에서 이 내용을 설명할 때 ‘갑상선암 수술을 했으니 요오드가 들어있는 해조류는 절대 드시지 마세요.’라고 설명하기 때문에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끝난 후에도 해조류를 먹으면 안 된다고 착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갑상선암 수술로 갑상선을 제거했다고 해도 다른 부위에 소량이라도 요오드는 필요하기 때문에 섭취해야 합니다. 또한, 갑상선암 환자나 갑상선 질환이 있는 분들도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낼 때 요오드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해조류는 섭취하십시오.
그러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계획하신다면, 위에서 설명한 가이드와 같이 저요오드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2주 동안 계속 저요오드식을 섭취해야 할지는 아직 논의 중입니다. 위 논문은 영국에서 발표된 논문으로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 치료 전 저요오드식을 2주간 유지한 환자군과 1주일 유지한 환자군 간의 비교 연구에서 결론적으로 2주간 저요오드식을 유지하는 것과 1주일 하는 것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는 내용입니다.
위 논문은 네덜란드에서 올해 발표한 논문으로, 더욱이 4일만 저요오드식을 유지해도 갑상선암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유럽의 경우 방사선을 비롯한 환경문제에 매우 민감한 편이고, 질환치료에 있어 인공적인 방법보다 자연에서 나온 물질을 이용한 치료법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잘 발달되어 있다는 점과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해조류 섭취가 훨씬 많기 때문에 충분한 기간에 저요오드식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은 다시 고려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결론적으로 갑상선암 환자라고 하더라도 미역, 다시마, 김을 포함한 해조류를 섭취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골고루 섭취해야 하며 균형 잡힌 영양분 섭취가 되어 있는지 확인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