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MT를 갈 수 없지만(교육부의 1박 이상 행사 금지령 등), 코로나 이전에는 뭐니 해도 대학 생활의 꽃은 MT였다. 보통 신입생이 들어오는 1학기 개강 후 한 달 안에 MT를 가게 되는데 우리 학과의 경우 2학기에 동기 MT라는 것을 갔다. 말 그대로 1학기 때의 연합 MT가 1~4학년 전체가 가는 MT였다면 동기 MT는 각 학년끼리만 가는 MT를 말한다.
- 동기MT에서 학과대표 역할은?1학기에 가는 연합MT는 보통학과 학생회에서 기획부터 진행까지 맡는다. 나의 경우 1학년 2학기 과장이었기 때문에 동기 MT의 기획과 진행을 부총대로 맡게 되었다. 둘이서 모든 것을 기획-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동기 중 스태프를 한 명 더 뽑으라는 학생회의 조언에 따라 또 한 명의 친구를 섭외해 총 3명이 MT를 기획하게 됐다.
작성일 2016년이라니… 학부생 1학년임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애틋하게 기획안도 마련했다.2) 기획안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나? – 기획안 쓰기/기획안 쓰기 2학기라지만 신입생인데…기획안을 쓰려니 다소 망연자실한 점이 많았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다운로드한 양식은 속어로 너무 구식이었고 직접 양식까지 만들려고 하니 경험과 인사이트가 너무 부족했다. 기획안은 곧 논리력과 아이디어, 추진 가능성, 기획 의도와 목적 기대 효과 등 많은 것을 꼼꼼히 요구하는 문서이므로 일 잘하는 선배(사수)의 자료를 참고하기에 지난 가운데 내린 정답은 앞선 선배(학생회)의 기획안 참고다. 다행히 좋은 타이밍에 학생회 선배가 먼저 연락이 와서 도움을 받았고 학생회 선배가 준 양식을 바탕으로 어떤 내용을 감가할지 생각해 전체적인 Flow를 쉽게 설정할 수 있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아무리 우수한 사수의 선진 자료라 하더라도 그대로 복사하지 말고 이번 프로젝트에 맞춰 적당한 수정과 삭제, 추가 과정을 반드시 거치는 것이다. 앞으로의 회사생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확신한다.선배(사수)에게 자료를 요청할 때 생각해야 할 점 TMI(안 읽는 사람은 아래 3번으로): 지난번 지도교수님과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한 것이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선배에게 시험 족보, 과제 참고 자료, 질문, 고민 상담 등 도움이 필요해서 연락할 때는 조심하고 괜히 소심한 말투를 쓰게 되어 ex) 실례지만… 뭔가 필요할 때만 찾는 것이 아니라는 뉘앙스를 주기 위해 매우 애틋하게 행동했고 감사 인사도 장문으로 보낸 기억이 있다. 간단하게 커피라도 사주는 조공과 함께… 물론 선배들이 그런 걸 원해서 도와준 건 아닐 테고 저도 그렇지만.하지만 최근 들어 후배들이나 비즈니스적으로 알게 된 지인들에게 익명으로 정보를 얻기 위해 연락이 오는 분들에게 연락을 받다 보면 정말 다양한 유형의 처세술을 보게 된다.
유형1.’선배님~~~~~~~’ 이거 어떻게 해요?’->친절하고 구체적으로 알려준다->아 네!->감사인사는 어딘지…’OOO라는 과제를 받았는데 선배 자료를 주시겠어요?”인사는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이제 호칭도 없다.유형3. OOO라는 자료가 필요하게 되었는데 [email protected]로 보내주세요! -> 나한테 맡겨놨어?유형4.’내가A과제에서감점을많이받았는데도저히이해할수없습니다.’->과제보고피드백해주기->답장없음(처음부터필요한게공감이었다.)
그래도 소중한 후배이자 누군가의 지인이고, 나에게 연락을 주기까지 용기를 냈을 텐데 그들이 밉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그냥 걱정되는 건 나중에 꼭 누군가에겐 한마디 듣거나 혼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세상은 단지 MZ세대 때문에 동그랗게 굴러다니지만은 않으니까…나중에 마음 아파할까봐 걱정되긴 하다. 거기에 나도 노인이 되어 가는구나~ 라는 생각은 덤.
시대가 변하면서 인스턴트 같은 인간관계(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다)에 익숙해지면서 필요한 정보와 대화 외에는 단절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내가 적응해 나가야 할 부분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매너톤이 낮은 MZ세대는 정말 본인이 원하는 양질의 정보와 인간관계를 얻고 싶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매너와 애티튜드의 톤을 높이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과론적 시선으로)
왜냐하면 나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후배들, 지인들, 익명 모두에게 같은 양과 질의 정보나 자료를 주지 않는다. 그건 차별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Give & Take니까. 만약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대화만으로 빠르게 얻고 관계를 단절하고 싶다면, 그 정보를 돈을 주고 사는 것 외에는 아직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 🙂
3. 기획안 회고에서 과연 학부생 1학년 수준의 내 기획안은 어떻게 완성됐을까. 기획안의 목적, 기대 효과 같은 것은 넣지 않았다. 아무래도 학과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행사다 보니 어딘가 지원금이나 투자금을 타내기 위해 작성되는 문서가 아니라 단순 보고용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교수)을 고려해 필요한 정보 위주로 적었다.
가장 기본적인 이벤트 날짜와 장소, 방문 시 참고가 되는 정보를 기재하고 로드맵을 캡처해 첨부했다.지금보니 로드맵에 교수님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빨간 동그라미와 화살표를 그려놓은게 정말 귀엽다…
4) 장소는 어떻게 섭외?
너무 넓었던 세미나의 (사진에 보이는 규모로 딱 세배 넓어진) 연합MT처럼 같이 버스를 타고 다른 종이를 갈 일이 없어 부산 근교의 송정에서 1박 2일에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버스 전세 비용이나 스케줄 등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다면 장소는 어떻게 구분해 비교했을까.어떻게 하긴요, 가까이 가서 몸싸움하면 지단시 팔놀자, 여기 어떤 앱이 활성화된 적도 없고 영수증 처리나 사전답사 등을 위해 방문해야 했기 때문에 송정에 그냥 가서 직접 발을 팔았다. 약 6~8곳 정도 살았고, 그 과정에서 정해진 예산(지원금)으로 좋은 조건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고려 요소는 다음과 같다.
1)70명이라는 학생이 잘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한가 (1) 이왕이면 남녀가 구분되도록 (2) 먼저 흔히 사람/술에 취해 죽은 친구들이 잘 장소/뒤에 잠든 친구들이 잘 장소 등으로 구분 2) 안전장치, 시설, 부대시설, 인근 병원 등이 확보되어 있는가 (1) 긴급상황 시차로 5~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병원(응급실 운영)이 있는가 (2) 소방시설, 탈출시설 등 19개 안전기준(학교기준)에 대해 적합하다 3) 송정의 해변과 도보로 5분 내외의 거리에 있는가 4) 가까이 되는가 있다.
위 조건에 해당하는 숙박시설을 기준으로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은 타협해 가장 조건이 좋은 곳과 가격 협상을 했다. 아무리 평일이고 비선스 길다지만 500,000원이라는 돈으로 세미나룸+작은방4개+큰방2개+직원용방1개와 옥상테이블전체, 즉 숙박시설2층을 통째로 빌린 저..어쩌면 꽤 젠틀합니다.
5. 프로그램 내용 – MT아이디어, MT프로그램, MT, 레크레이션
당시 작성한 기획안의 일부를 발췌
참가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일정이다. 몇 시에 집합해 어떻게 그룹을 나누는지부터 OX퀴즈, 페어피구와 같은 게임부터 미션이 있는 게임, 저녁 시간, 화합 시간, 교수 방문 시간, 시상식, 그리고 해산까지 MBTI로 치면 극단의 J가 되어 설계하고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행사 전 약 3~4차 정도의 회의를 거쳐 아이디어를 내고 타협하고 결정해 필요한 물품 준비와 준비를 마쳤다. 만약 MT를 기획한다면 가장 공을 들이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 Why? MT는 재미있어야 하니까…(´;ω; ))
위 사진에서는 레크레이션 1부, 2부 정도로 간략하게 기술하고 있으나 언제까지나 ‘보고용’이라 한눈에 보기 쉽게 작성했을 뿐 별첨문서에 어떤 레크레이션을 했는지 설명부터 방식, 평가기준까지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어떤 게임을 했는지 궁금하다고?ㅠ
계속 드린게 아니라 비품으로 구입한 거에요^.^…
피구 결승전 – 중앙에 있는 심판원이 블로그 주인
이름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보고 싶은 얼굴이 정말 많다.
병민아, 건호야 너무 귀여웠어.
그 외에도 많이 있지만 오늘은 여기!r그렇죠?
촌스러운 민박집 벽지와 낡은 마루판, 그저 철판 몇 개와 웃는 학생들과 교수님뿐이지만 저 노란 조명과 어두운 밤하늘이 흐르던 과거 청춘에 대한 많은 감정을 담고 있다.
6. MT 기획 회고를 마치고 6년이나 지난 일에 대한 기억을 더듬으며 새삼 생각해봐도 아무것도 모르는 1학년이 MT 기획을 하고 진행하기까지 해 안전사고 없이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언을 아끼지 않고 이정표 역할을 해준 당시 학생회 선배들과 교수님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남포동, 남산동, 구서 등에서 밤까지 지원해 준 당시 부총대와 스태프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많이 있다. 중간에 지쳐 내가 선잠을 잘 때 놀러온 타 학과 학생회 선배님들에게 술 한잔 드리는 시간 등 시간을 책임지고 안전사고 없이 자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자리를 지켜준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학업을 병행하여 MT 정도의 큰 행사를 기획한다는 것은 소요가 많은 것이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만 이 경험은 앞으로 내가 동아리 회장으로서, 훈련소 조교로서, 학생회장으로서, 각종 대외활동에서 스태프로 업무를 맡아 진행할 때 큰 도움이 됐다. 안목과 인사이트는 책과 이론만으로 체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스무 살이 되어 학교 내에서 처음으로 기획과 진행이라는 것을 해본 좋은 경험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좋은 교수님과 학생회 선배님들, 그리고 제 옆에서 지친 노력과 인내를 해준 부총대와 스태프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인 동기 친구들 덕분일 것이다. 동기애와 애국이라고 하지만 군입대를 위해 함께 보낸 시간은 별로 없지만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스무살을 함께해준 소중한 사람들이라 언젠가 모두를 다시 만나고 싶다. 아마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을거야.
부총대이자 나의 정신적 지주였던 친구가 만든 이름표. 언제 봐도 잘했다.
행복했어. 부산외국어대학교 국제비서학과 동기들아.:)
MT 기획안 샘플 MT 기획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조언을 구할 곳도 없고 시중에 떠도는 구식 기획안은 쓰기 부끄러운 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재능기부를 하려고 합니다. 이하의 파일을 다운로드해 주세요.(패스워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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